만만치 않은 비주얼

매운 것보다 얼얼한 것이 힘들다는 것을 각인시켜준 키칸보(きかん坊)

2018년 11월 10일

근 몇 년간 매운 음식을 제대로 먹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밖에서 먹는 음식은 단맛에 짠맛 위주라 약간은 아쉬운 부분이 있어서 틈만 나면 스스로 조달해서 매운맛을 만들어보려고 했지만 그 맛은 언제나 조금씩 달랐는데, 특히 그 차이를 크게 실감했을 때가 이런 상품을 구입했을 때였습니다.

아마존 링크

“매울 것 같지만 맵지 않고 조금 매운 라유”라는 말장난 이름이 인상적인데, 그게 사실 일본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라유가 그 말 그대로의 맵기라 말이죠.

은근히 라유가 보급되어 있어서 색깔이 그럴싸한지라 기대를 하곤 하지만 주재료 참기름에 색소만 탄 거 아닌가 의심이 깊어지기만 했습니다.

내년 초에나 입사하는 센터 동기들이 많은지라, 아직 인적 네트워크가 크게 발달하지 못했는데, 이 와중에 같은 수도권인 동기의 추천을 받아 길을 나섰습니다.

Kikanbo
2 Chome-10-9 Kajicho, Chiyoda City, Tokyo 101-0044
03-3256-2960

뛰어난 접근성

야마노테선 칸다역 앞에 있는 가게입니다. 칸다역은 도쿄역보다 북쪽이고 아키하바라역보다 남쪽인데, 이 근처가 현재 일하는 곳이라 잘 안다는 모양이었습니다. 도일 후 오랜만에 본 얼굴이 센터 졸업 전에 비해서 너무 커져서 깜짝놀랐는데, 거꾸로 말하면 무역센터의 센터 생활이 그렇게나 건강에 좋지 않았다는 반증일지도 모릅니다. 집에서 편해지면 몸이 불어나는 건 저도 마찬가지니까요.

아무튼 역의 동쪽 출구로 나가면 바로 횡단보도에 큰 길이 뻗어 있습니다. 얼마 가지 않아 왼편에 바로 목적지가 보입니다. 물론 줄을 선 사람들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식권 자판기에서 빼곡하게 들어선 메뉴들을 보고 힘겹게 골랐습니다. 뭘 골랐는지 지금 잘 기억이 안 나네요.

대기 시간은 길다면 길었고 짧다면 짧았다고 생각하는 보통 수준이었습니다. 개점 즈음에 갔기에 견딜만 했습니다.

점내 풍경
카운터석으로 이뤄진 점내는 조리과정이 바로 보입니다.

매운 맛을 두 가지로 골라야 합니다. 단계별로 있는데, 매울 신(카라이)은 알겠는데, 저리다는 뜻의 시비레는 도대체 뭘까요.

매운맛은 강하게, 시비레도 강하게 가봅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나왔는데…

만만치 않은 비주얼
풍성한 건더기, 과하게 뿌린 가루

외관부터 심상치가 않았습니다. 돼지고기 덩어리에 파랑 빨간 가루, 검은 가루가 보입니다.

키칸보 추가밥
차슈 덮밥은 간장 양념이 잘된 차슈와 파가 밥 위에 올라가 있습니다.

여럿이 갔을 때 하나 시키면 부담도 덜하고 면을 다 먹고 난 뒤에 불타는 속을 달래는데도 좋습니다. 이게 먼저 나와서 조금씩 집어먹으면서 기다렸습니다.

고수가 가득한 라멘
라멘에 고수를 넣어주는대 일행은 추가까지 했다고 합니다.

원래 고수를 좋아하는데 혹시 몰라서 이번에는 추가하지 않고 오리지널로 갔었지요. 추가하면 이렇게 되는군요.

고수를 넣으면 고수맛이 되고 맛이 통일되는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만, 익숙해지면 중독성 탓에 고수 없으면 허전한 게 함정이죠.

매운맛은 어느 정도냐면

굵은 면발
굵은 사리가 들어있어서 국물이 잘 달라붙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시비레의 맛이 무엇인가 먹어보고 알게 되었는데, 바로 마라탕의 ‘마’에 해당하는 맛입니다.

흔히 일본에서는 산쇼라고, 산초와 동일하게 부르는데 이 탓에 진짜 산초가 들어간 줄 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제피라고 합니다. 중국에서 쓰이는 향신료로 혀에 들러붙어 얼얼한 맛을 내지요.

매운 맛은 물을 머금은 동안 조금 괜찮아지는데, 이 얼얼한 맛은 물을 타고 더 퍼지는 느낌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한국인에게 낯선 맛입니다. 마파두부에도 들어가는게 일반적이지만 한국에서는 이걸 빼고 만들어서 맵고 단맛인데 반해, 일본은 은근히 얼얼한 맛이 살아있습니다.

가게를 나와서도 쓰읍쓰읍 하며 고통을 삼켜야 했던 건 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고통이 또 은근히 성취감이 있단 말이죠.

다 먹고 나면 사탕을 주십니다. 사후약방문이지만.

큰 도움은 안 되지만 사탕을 머금고 있는 건 그나마 나을 겁니다. 나가서도 고통스러움에 몸부림치진 않게 해주니까요.

금액을 찍어뒀으면 좋았을텐데, 자판기 사진이 없네요.

총평

매운맛이 떠오를 때 이곳에서 겪었던 얼얼한 맛만 생각하면 자신을 채찍질하는 느낌이 납니다. 하지만 이곳의 고기 비율이나 면의 구성 등 여러 가지 생각해보면 다른 곳이 부족한 건 아닙니다.  요리로서도 충분히 맛있는 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디야 커피랩 (Ediya Coffe LAB)

웬만한 스타벅스 리저브점보다 힘을 준 이디야커피의 고급화

입구부터 남다른 입장

문만 열어주시는 도어맨이 있다.

처음 입구 앞의 거대한 문을 보고 어딜 밀고 들어가야 하나 생각했는데 자동문처럼 열리는 것이 참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그 뒷편에서 열어주는 분이 있었다는 걸 뒤늦게 알고 당황해서 꾸벅 인사하게 되었네요.

나가는 사람, 들어오는 사람 모두 손을 쓰지 않고 오갈 수 있도록 힘을 써주고 계셨습니다.

넓은 점내

드넓은 공간의 1층, 2층이 모두 영업 공간입니다. 1층 센터에 자리잡은 바리스타 공간은 아일랜드 카운터처럼 고립되어 있습니다. 제조 과정이 윗층에서 내려다보이는데 참으로 투명하게 모든 것을 공개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출입 금지

3층 계단은 이렇게 가로막혀 있지만, 애당초 1~2층의 수많은 테이블을 가득 채우기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수용 인원은 결코 적지 않은데, 그러면서도 복닥거리지 않도록 충분히 공간을 두고 여유를 갖고 있는 점은 오래 머무르기에도 매력적입니다.

임베디드 만세

주문을 하면 준비될 때까지 호출기를 갖고 있게 됩니다. 호출기는 홍보 동영상이 나오고 있으며 상하 버튼이 있어서 볼륨 조절이 가능합니다. (친히 소리를 들으라는 의미…?) 준비가 완료되면 불이 들어오며 진동합니다.

커피의 선택지

5천원의 가치

아메리카노 2800원이라는 다른 이디야커피 영업점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이곳의 아메리카노 아이스는 5천원부터 시작하며 사이즈가 크면 6천원입니다.

아메리카노의 원두를 고를 수 있는데요. 

  • 이디야 커피랩 1주년 블렌드
  • 에스프레소 블렌드 페르소나 

커알못은 전자가 산미가 있고, 후자는 약한 대신 부드럽다고 이해했습니다. 후자가 원래 다른 이디야커피에 좀 더 유사한 맛이 나는 것 같은데, 어느쪽이든지 맛은 확연히 다른 것 같습니다. 커피 색깔도 더 어둡지 않고 밝은 색깔로 투명한 모습이네요.

그리고 그 옆으로 이동하면 직접 내린 드립 커피가 가득합니다. 원하는대로 원두를 섞어서 블렌드를 만들어낼 수도 있는데, 잘 모르면 추천 레시피에 따르라고 나무위키에 나와 있습니다.

저는 커피의 사소한 차이에 민감하지 않은 터라, 돈은 빵에 더 써보기로 결정했습니다.

다양한 베이커리

사실 이곳의 주력 상품은 빵이 아닌가 싶습니다. 점내에 매대는 빵과 디저트에 더 힘을 쏟은 모습입니다.

겉보기에 맛있어보이긴 한데, 가격은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

빵을 쟁반에 담아서 주문대가 가져가면 음료를 추가로 골라서 주문이 완성됩니다. 픽업대가 두 군데 있으며, 음료만 받는 인원과 분리되는 것 같습니다. 빵은 포장하지 않으면 먹기 편하게 잘라서 제공됩니다.

작업 환경

넓은 점내 공간 덕분에 노트북 작업이 편하리라 생각하시겠지만, 의외로 전기 콘센트는 많지 않습니다. 2층 원형 계단 바로 앞에 자리잡은 넓은 사각 테이블에는 모든 자리에 콘센트가 돌아갑니다만,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대형 사각 테이블에는 콘센트가 전혀 없습니다.

2층의 벽면에 있는 소파 자리에 테이블이 딸린 곳은 소파 아래에 자리마다 콘센트가 자리잡고 있어서 양호합니다. 그러나 원형 테이블이라 노트북의 마우스를 놓기엔 불편해보입니다.

그 외에 부분부분 벽면 콘센트에서 닿을 수 있을 거 같은 테이블이 몇 군데 보이긴 합니다만, 그런 곳의 비율은 낮은 편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대형 테이블조차 사람이 가득차는 경우는 드문 편이니, 노트북 자리를 찾는데 난이도가 결코 높은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여러분이 앉을 자리는 충분히 있을 겁니다.

편의 시설

2층에 화장실이 있습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수용 인원의 평범한 공중화장실입니다. 남자화장실의 경우 소변기 위에 향수가 강력합니다.

세면대 수도꼭지가 고풍스런 디자인으로 돌려야 물이 나오는 점은 사용에 불편합니다.

총평

마늘바게트 1800 + 퀴니아망 2700 + 피자바게트 4800 + 아메리카노 5000 = 14300원

한 달에 한 번은 와볼만 한 것 같습니다.

빵이나 커피나 모두 가격이 어느 정도 있고, 커피가 일반적인 스타벅스보다도 비싸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긴 합니다. 그럼에도 이곳의 소란스럽지 않다는 점,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공간 구성, 작업에 편리한 점내 환경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치를 하기 때문입니다.

이 근처에 올 일이 잦다면, 다양한 블렌딩도 도전해보고, 빵도 곁들이면서 커피에 탕진하는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저 돈을 많이 번다면 좀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오린칸(中央林間) 핸즈카페 에토모 주오린칸점

ハンズカフェ エトモ中央林間店

핸즈카페 에트모
가격: ¥¥
연중무휴 오전 10시 ~ 오후 9시

이름 모를 디저트 (한정)에 대하여…

한정 메뉴인데 메뉴를 적지 못해서 알 수 없다는 게 안타까운 일입니다.

점내가 넓고 편안합니다. 직전에 갔던 오토야 음식점보다 더 넓은 듯.

다음에 간 곳

  • 모스버거 주오린칸키타구치점

주오린칸(中央林間) 오토야(大戸屋) 일식 음식점

大戸屋

오토야 Ōtōya
가격: ¥¥
연중무휴 오전 10시 ~ 오후 11시

도큐 덴엔토시선의 종착역 주오린칸역 역사 2층에 위치하고 있는 일식 음식점입니다.

가게 전면에 샘플 요리가 잔뜩 있고, 선택지가 상당히 많습니다. 샐러드,  카레 덮밥, 튀김, 생선, 정식 메뉴, 디저트까지 모든 것을 망라하고 있습니다.

정식의 가격이 결코 저렴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퀄리티에 비해서 비싼 건 아닙니다.

주문시에 특이한 점은, 밥에 대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밥 양을 많게, 보통, 적게로 고르는 것 외에도 오곡밥과 흰쌀밥 두 가지를 고를 수 있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점원과 대화가 안 된다면 이것이 의외로 복병일 수 있겠네요. 그냥 후쯔으, 시로코메 외치면 흰쌀밥 일반 사이즈가 나올 겁니다.

자리에 앉으면 시원한 물과 따뜻한 차 둘 다 준비해줍니다. 선택지가 있다는 건 참 좋은 것이죠. 찬 물이 성에 안 차는 분들도 있을테니까요.

안쪽 드링크바

드링크바를 갖고 있어서 자유롭게 커피나 차를 타거나, 우측의 탄산음료 디스펜서에서 음료를 따라 마실 수 있습니다.

컵이 서랍 안에 있는데, 무한 리필로 여러 번 마실 수 있다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인별로 드링크바 이용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300엔 정도로 기억합니다. 생각해보니 음료가 그렇게 음식과 어울리는 건 아닌데 별도로 구매할 필요가 있었나 살짝 후회되더군요.

맥주도 있습니다. 먹어보지 않아서 뭐라 말할 내용이 없네요.

역시 조리예가 상식적으로 통하는 일본이다 싶은, 상당히 정석적인 구성을 갖고 있습니다.

점원 친절도가 미묘합니다. 알바가 많은 대인원의 가게인 편인데, 전문성이 높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습니다.

점내는 적당히 넓은 편이고, 벽으로 나뉜 4인석과 2인석이 골고루 섞여 있습니다. 디저트가 목적인 고객도 놓치지 않기 위한 것이겠지요.

다음에 간 곳

  • 주오린칸 핸즈카페 에토모 주오린칸점

아종면선곱창국수 阿宗麵線

아종면선곱창국수
阿宗麵線

정보

방문일

2017년 4월 14일 (금)

메뉴

소(小) NT$50 (약 1,850원)
대(大) NT$60 (약 2,250원)

소감

시먼딩 한복판에 자리잡은 이 가게는 손쉽게 찾아갈 수 있습니다.
뿌요샹챠이 한 거랑 안 한 거 같이 주문했는데 여러 사람 협업으로 줄선 사이 뚝딱 담아내는 거라 이게 꼬이면 앞뒤 사람에게 대신 줘야 해서 시간이 걸립니다.
사실 고수향이 그리 강하진 않은 듯 합니다. 나중에 본 팁으로는 흑식초를 조금 더 하면 달고 신 맛이 어우러져 상당히 맛이 좋다고 합니다.
칠리 등 세 가지 소스를 더 넣어 먹을 수 있다지만, 이미 간도 맞고 맛에 빈틈이 없어서 필요한가 의문입니다.
서서 먹는 음식이지만 국물과 면 하나도 아쉽지 않습니다.
중국이나 대만 입맛이 아니어도 어쩐지 진한 육수에 빠져서, 국물까지 들이키고 있을 겁니다.
아쉬운 것은 젓가락이 안 나오고 숟가락만 줘서 국수를 후루룩 들이킬 수 없다는 점입니다. 워낙 가늘고 짧아서 젓가락도 애매해서 그랬을지 모릅니다. 그래도 젓가락이 익숙한 한국인 입장에선 챙겨다니던 젓가락으로 먹는 게 더 좋았네요. 국물은 떠먹다가 그냥 마셔버렸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