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라이브의 성지 누마즈를 찾아서 (1)

2018년 10월 7일

계기

사실 러브라이브 덕후도 아니고 리듬 게임 몇 번 하고 애니메이션은 정주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러브라이브 μ’s(뮤즈)도 아니고 러브라이브 썬샤인 Aqours를 제가 알 리가 전혀 없었습니다.

그저 같은 센터 출신으로 일본에 취업하게 된 동기 형을 만나러 가자니 생각보다 교통비가 만만치 않아서 억울했던 것이 계기였습니다.

도카이도 본선을 타고 수도권에서 100km는 족히 가야하는 머나먼 지자체, 시즈오카현은 아무리 가나가와현 깊숙히 자리잡아서 도쿄에서 한참 서쪽으로 앞서 있다고 해도 극복이 되지 않습니다.

아니, 사실 극복은 전철이 하는데 제가 교통비를 극복하기가 부담스러웠을 뿐입니다. 그리고 시간도 만만치 않고요.

정신이 아득해지는 거리와 금액, 소요 시간

하지만 도중에 있는 역 하나가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딱 정중앙 즈음에 좋은 관광지가 있는 것을 발견한 것입니다.

그저 우연히 중간 지점이었을 뿐입니다

누마즈(沼津)역은 러브라이브 선샤인! 무대로 유명한데, 제가 아는 건 딱 이 정도에 불과해서 캐릭터 이름 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이 제안으로 의기투합한 이 멤버는 처음에 단순히 남들이 성지순례한 루트를 따라가자는 다소 안일한 마음으로 여행길에 나섰습니다.

애니메이션을 보지도 않았는데 이걸 어쩌나 실제로 불안이 밀려왔는데, 거꾸로 생각하면 실제로 본 다음에 애니메이션을 정주행하는 즐거움도 무시할 수 없기에 그냥 감안하기로 했습니다.

오다큐 전철은 사철인데도 쌉니다. 앱으로 검색된 최저 요금은 분명 저에게 사가미오노(相模大野)역까지 되돌아가서 오다와라(小田原)역까지 이동하라고 제시했습니다.

그게 가장 경제적인 건 잘 알지만, 아무래도 루트가 더 마음에 드는 곳이 있었습니다. 바다를 끼고 달리는 절경을 보고 싶었던 것이죠.

그래서 JR 도카이도 본선을 먼저 타기 위해 후지사와(藤沢)역으로 이동하였습니다.

후지사와역

일요일 화창한 날의 오전에 지방을 향해 신칸센을 타지 않고 보통 열차에 올라타는 사람들은 나름 적지 않았습니다.

열차 가운데 유료 좌석칸인 그린샤를 이용하는 사치는 저에게 너무 일렀기 때문에, 그냥 적당한 자리에 앉았습니다.

전동차의 넘버까지 외우고 다니는 철덕이 아닌 단순한 철린이인지라, 칸마다 좌석이 롱시트와 크로스시트가 섞여있는 점, 화장실을 달고 다니는 점이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대한민국에 광역전철로 화장실을 달고 다니는 열차는 없지요. 공항철도 직통열차 정도고, 장거리 간선열차가 철저히 분리된 탓에 운임 카테고리가 다릅니다.

일본은 JR 도심 전철이나 근교 전철이나 거리 비용은 통합 운임을 받고 있지요. 개찰구 통과 없이 도시간 이동이 가능한 것입니다.

처음으로 수도권을 벗어나는 경험은 진짜 여행이라는 실감이 나게 하더군요.

도카이도 본선
도카이도 본선 열차, 아타미(熱海)행
네부카와(根府川)역 근처의 태평양 풍경

이 포스트에서 이동 거리

후지사와(藤沢)역 – 아타미(熱海)역

계속

열차는 JR 동일본 구간의 끝을 향해 달려갑니다. 이어지는 내용은 다음 포스트에서 만나보세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