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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과 손잡고 도쿄에 입성한 소테츠

도쿄 서남단의 자그마한 사철, 소테츠(相鉄)

사가미 철도(相模鉄道)를 짧게 줄여 부르는 소테츠(相鉄)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사철에 대해서는, 일본에 관심이 깊은 사람이라도 쉽게 알아차리기 힘듭니다. 왜냐하면 특별히 관광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노선이 긴 것도 아니고, 도쿄로 이어지지도 않기 때문에 도저히 관광객이 일부러 타러 갈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가미 철도 본선(가운데)과 이즈미선(하단 분기선)이 이 회사의 모든 운영 노선입니다.

하지만 지역주민에겐 큰 도움이 되는 노선입니다. 도카이도 본선이 해안으로 크게 돌아가기에, 배후 인구가 많은 가나가와현의 한복판을 이어줄 노선으로 대체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운임이 특별히 비싸지도 않고, 급행과 쾌속, 특급이 잘 갖춰져 있어서, 서쪽의 중심지 에비나(海老名)와 요코하마(横浜)를 약 30분 만에 연결하기도 합니다. 특히 건너뛰는 역이 시원할 정도로 많은 게 이 노선의 특징입니다.

급행 시스템의 연구에 대해서 추후 글을 올릴까 합니다.

도쿄로 이어지지 않는 노선의 한계

도쿄 수도권의 사철들은 무척 활발하게 사람들을 실어나르며 성업을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명실상부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도쿄급행전철(東京急行電鉄), 도큐(東急)는 요코하마와 가나가와현의 넓은 영역을 자사 노선으로 커버하고 있습니다. 또한 도요코선(東横線)은 도쿄메트로 지하철 후쿠토신선(副都心線), 덴엔토시선(田園都市線)은 지하철 한조몬선(半蔵門線)과 직통하면서 도쿄 내부로 네트워크가 종착 없이 이어집니다.

외국인에게 익숙한 다른 예시로는 게이힌급행전철(京浜急行電鉄)과 게이세이전철(京成電鉄)을 들 수 있습니다. 하네다공항과 나리타공항을 각각 잇는 각사의 노선 사이에 도쿄 시내는 도영지하철 아사쿠사선(浅草線)을 통해서 환승 없이 직통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액세스 급행(アクセス急行)이라는 노선이 공항과 시내를 빠르게 이어주기 때문에, 관광객에게 있어서 사철이 도쿄를 향한 관문이 되므로 모르고 지나칠 수가 없겠지요.

그런 주변 회사들과 비교하면, 사가미 전철의 입지는 무척 좁게 느껴집니다. 요코하마역에서 도큐나 JR로 갈아타야만 도쿄로 진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빠르게 도심지로 진입하는 장사를 하고 싶은데, 선로를 새로 깔 수도 없게 개발이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묘안이 있었던 것입니다.

10년 이상의 장기 프로젝트

지하철을 짓는데는 수 년이 걸리고, 보통 10년도 각오를 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지하로 짓는 신규 노선에 공사 기간이 만만치 않게 걸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소테츠는 직결 노선을 짓는데 2개의 회사랑 협의가 성립되었습니다. 상호 직통으로 환승 할인도 없이 정직하게 운임을 챙길 수 있기에, 타사에게도 신규 수요 창출이라는 이득이 더 크게 느껴졌을 겁니다. 그 결과 이와 같은 노선 계통이 계획되기에 이릅니다.

우상단의 청색 점선은 개통한 JR 직결선, 적색 점선은 공사중인 도큐 전철 방면 노선.

이 때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JR 화물선입니다. 노선도의 청색 점선으로 표시된 구간부터 JR 화물의 지하 터널을 빠르게 주파하여 바로 요코스카선, 신칸센 아래의 재래선에 올라타게 됩니다. 그렇게 야마노테선의 서쪽 고리로 진입하여 오사키역, 시부야역, 신주쿠역, 그 위로 사이쿄선(埼京線)까지도 직통이 가능합니다.

구글맵에 신규 철도 노선을 실선으로 긋지 않고 궤도 노선이 대거 숨겨지면서 선형을 알기 쉽지 않은데, 다행히 최근에 업데이트가 되면서 이 선형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개통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2019년 11월 30일, 마침내 소테츠의 도쿄 직결이 이 노선의 과거 소유주 신추철도(神中鉄道) 개설(1926년) 이래 약 100여 년만에 성사되었습니다.

노선의 구성

소테츠 JR 직결선 계통

기존 본선에서 니시야(西谷)역의 대피선을 대거 손봐서 분기역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선로는 니시야역을 벗어나자마자 지하로 급하게 내려가고, 유일한 신설역인 하자와요코하마코쿠다이(羽沢横浜国大)역으로 향합니다.

하자와요코하마코쿠다이(羽沢横浜国大)역은 JR 화물선 인근이지만 여객 영업을 하지 않아 철도 서비스가 음영 구간인 곳입니다. 하지만 직결선이 여기 정차하면서 지역 주민들이 혜택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 역은 운임 경계역이기도 합니다. 소테츠가 관리하긴 하지만 여기 역부터 JR 운임을 적용하느냐, 소테츠 운임을 적용하느냐가 갈리는 것입니다. 연속 이용시 기본료가 이중 부과되면서 거리 비례 요금이 자연스럽게 가산되는 방식으로, 하차 없이 이용이 가능합니다.

물론 이 역에서 약 1분 정도 정차하는 것은, 당연히 노선별 자사 승무원이 탑승해야 하기에 교대 후 지적환호점검을 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특이한 점은 하자와요코하마코쿠다이역을 빠져나온 뒤 말도 안 되는 역간 거리에 있습니다. 환승역인 무사시코스기(武蔵小杉)역까지 15분 정도를 무정차로 터널을 내려갔다가 나왔다가 하며 달립니다. 이는 오다큐전철의 쾌속급행 최장 무정차 질주는 노보리토 정차로, 한국의 공항철도는 청라국제도시와 영종역 정차로 잃어버린 기록과 비교하면, 통근전철로선 무척 긴 시간입니다.

역을 나오자마자 잠깐 상승하며 공사중인 도큐 직결선에서 분기하여, JR 화물선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곧 긴 지하 터널을 지나고, 도카이도본선(東海道本線)의 나마무기(生麦)역 즈음에서 지상으로 비로소 올라와서 또다시 많은 역을 건너뛰고 무사시코스기역에 겨우 멈춥니다.

이 역은 환승이 불편한 역인데, 실제로 경험을 해볼 일이 있었습니다.

이 다음에 정차하는 역은 오사키역, 시부야역, 신주쿠역 순으로, 모두 야마노테선(山手線) 상의 역입니다. 이로써 도쿄 입성이 완료되는 것입니다.

실제 탑승기

개통 1주일이 되기 전에 이 구간을 지나는 열차를 타게 되었습니다. 소테츠 본선에서부터 등장이 어색한 JR 열차의 모습부터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철덕후들이 즐비하게 들이찬 운전실이 있는 차내에, 니시야역에서는 후속 열차와 접속이 이뤄지면서 더 많은 인파들이 모여서 휴일에 개통일도 아닌데 흡사 러시아워를 방볼케했습니다.

철덕들은 운전창에 몰려들었고, 철덕 꿈나무는 앞이 보이지 않아서 어쩔 줄 몰라했습니다.

지루한 터널 구간에선 설상가상으로 스마트폰의 안테나가 제대로 서지 않았습니다. 후일, 소프트뱅크와 au는 각각 중계기 확충이 되었는지 지하구간도 어느 정도 정상화가 되었습니다. 그저, 알뜰폰 라쿠텐모바일이 au망을 임대한 경우엔 주파수가 달라서 호환이 되지 않았는지 통신이 제대로 터지지 않았습니다.

도쿄에 들어가서는 게이힌도호쿠선(京浜東北線) 계통과 같은 선로를 이용합니다. 승강장이 야마노테선과 구분되어 있어서, 내리는 곳이 엇갈리고 출구까지 더 멀거나 가깝거나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시부야역은 너무 남쪽에 임시 승강장으로 이설하여 공사가 진행중이니, 승하차 위치를 신경쓸 필요가 있습니다.

장점과 단점

장점은 편리함입니다. 소테츠 연선에 사는 주민들이 도쿄로 한방에 진입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아쉽게도 연선에서 살짝 비껴나 있어서 우회하는 제게는 기존에 다니던 루트가 더 빨라서 혜택을 보기 어렵지만요. 환승 횟수를 줄일 수 있어서 편한 대신 하기 서술한 것처럼, 비용이 더 나왔습니다.

timetable
하자와요코하마코쿠다이역 시간표, 출퇴근 시간에도 20분의 한 대만 겨우 넣는데 운임도 비싸다니!

단점은 배차간격, 운임입니다. 일단, 신설역인 하자와요코하마코쿠다이역 주민들은 20분에 한 대 오는 열차에 당황스러울 것입니다. 러시에는 더 짧아지긴 하지만, 그래도 상당히 시골역 같은 배차 간격은 다소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에선 편성의 유연성이 더 떨어지고 긴 편성을 억지로 그대로 쓰기 때문에 배차 칼질이 심해서, 경춘선과 5호선 하남 연장에 배차 간격 불만이 만만치 않은데, 그보다는 양반일까요.

본선에서 배차간격을 불만스럽게 생각할 일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니시야역에서 기다리지 않고 맞은편으로 같은 방향은 3초 환승이 가능하도록 문을 열어주니까요. 다만 요코하마역에 빨리 가고 싶었던 사람들은 특급이 축소되고 직결편으로 대체되어서 불만스럽긴 합니다. 그래도 니시야역에서 환승만 하면, 여전히 요코하마역을 오가는 속도도 기존보다 크게 늦어진 건 아닙니다.

운임은 할 말이 많을 것입니다. 장거리에 도둑같은 JR 운임 체계, 그것을 직선도 아니고 ㄴ자를 그리며 돌아가버리니 비효율적인 동선입니다. 그리고 소테츠 노선과 기본료 이중 부과를 하는 직결의 특성을 생각하면, 만만치 않은 금액이 듭니다.

별도운임제를 도입할 한국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의 미래를 생각해볼 때 비슷한 전개가 예상됩니다. 서울에 살 수 없다면, 멀리 떨어진 곳도 서울이 가깝게 느껴지도록 만들 수 있는 도쿄와 같은 직통 급행 교통망을 꿈꿔봅니다.

Jinbaek Lee

일본 외노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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