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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빨래방 (코인란도리) 에 대해
자취를 하면서 비싼 세탁기를 한 번에 들여놓을 수 없는 게 일반적일 것입니다. 그러면 결국 손빨래를 해야하나 싶은데, 손빨래는 그 강도나 효과, 옷감의 손상 속도를 생각해보면 결코 바람직한 선택이 아닌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시간도 걸리고 욕실에 은근히 준비할 것도 많아서 불편하죠.
그 대안으로 코인란도리를 생각하게 됩니다. 손빨래를 조금 하다가 그냥 일주일간 모아서 코인란도리를 다녀오는게 퀄리티나 빨래의 관리가 더 낫다는 것을 곧 알게 되었죠.
하지만 직원도 없고 셀프로 모든 것을 다 해야한다는 것 때문에 처음 발걸음을 내딛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한 번 다녀와보기로 했습니다.
편리한 사용 방법
아마존에서 미리 구매해둔 빨래 바구니가 이렇게 유용할 줄 몰랐습니다. 가득 든 빨래를 들고 먼 길을 왔으니 이 공간의 정체를 먼저 확인해봅시다.
무겁게 눌러 담진 않았지만 문을 열긴 좀 버거웠는데, 자동문이라 시름을 덜었습니다. 일본은 정말 자동문이 많은 편이에요.
다 똑같아 보이지만 세탁기의 규모가 다릅니다. 그리고 큰 세탁기가 분당 사용료가 비쌉니다!
하지만 저렴한 세탁기는 보통 남이 먼저 돌려놓은 상태죠. 가끔 보면 다 끝났는데 주인이 안 꺼내놔서 방치되어 있는 것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비치된 바구니에 다 꺼내고 막 돌려도 되는 것이 일반적이지 싶습니다만…
빨래 돌리는 도중에 원래 있던 빨래 주인이 오면 뭔가 이상할 거 같아서 그냥 제가 양보하기로 했습니다. 100엔 정도 손해본 것 같네요.
빨래를 먼저 넣고 코인 넣는 곳에 동전을 안내대로 넣고 시작을 꼭 눌러줍니다.
드럼 세탁기에서 거품물이 차박차박 튀기는 걸 물절약 때문에 국내 가전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데 여기서는 어마어마하게 물이 튀기는 게 인상적이네요.
약 30분 정도 소요되는데, 가만히 앉아있기도 그러니 밖으로 나와서 산책을 했습니다. 바구니는 구태여 집기 힘들게 후미진 곳에 놔뒀지만 걱정이 은근히 되더군요.
방치되면 곤란하니 끝나는 시각보다 조금 이르게 돌아와서 기다리다가 다 되어서 꺼냈습니다. 바구니가 무사히 자리를 지키고 있길래 이곳에 살짝 축축한 빨래를 담아서 건조기 앞으로 가져갑니다. 참, 여기 안내문을 읽으니 비치된 헝겊으로 내부를 닦아달라는군요.
닦으면서 세탁조 내부에 양말 같은 거 깜박하지 않았나 확인할 수도 있으니 꼭 빼먹지 맙시다.
건조기를 열고 빨래를 집어넣고 역시 동전을 집어넣습니다. 건조기도 용량은 최대한 작은 걸 해서 같은 금액에 더 오래 돌릴 수 있게 합시다.
기름 오염이 있거나 특수 소재로 된 옷이 없는지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고온에 발화가 되기도 한다네요.
돈 넣기 나름대로지만 30분 정도는 해야겠죠. 그래도 모자라다 싶은 애매한 느낌이어서, 아예 집에서 말리지 않겠다고 생각하면 더 돌려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불편한 점
무엇보다 집에서 멀다는 것이 제일 클 겁니다. 구글 지도로 코인란도리 일본어 검색을 해보면 여기저기 나오지만, 의외로 그 밀도가 낮은 편입니다.
검색해보시면 걸어갈 거리가 아니다 하고 포기하는 분들도 속출하지 싶습니다. 그리고 검색되지만 영업을 하지 않는 곳도 상당수 있으니 꼭 빨래 들고 가기 전에 사전 답사 해보세요.
웬만한 사람들은 자기 집에서 몇 블럭은 떨어진 곳까지 빨래 바구니를 들고 가야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일주일치 빨래가 다 들어가는 빨래 바구니을 따로 사는 것, 가져가서도 남의 바구니랑 바뀌거나 누가 가져가지 않을까 걱정하게 되는 것도 이래저래 스트레스입니다.
빨래의 퀄리티가 매번 다릅니다. 같은 세탁기와 건조기를 쓴다는 보장도 없고, 빨래양이 조금씩 달라지는데 돈을 다 쓰고서 어라, 왜 덜 말랐지, 얼룩이 여기 그대로인데, 하면 낭패겠죠. 돈이 드니까 맘놓고 다시 돌리지도 못합니다.
경제적으로 이점이 점점 떨어진다는 것도 있습니다. 세탁기보다 초기 비용은 적지만, 1회에 빨래와 건조를 결국 다 하게 되는데 무게에 따라 대략 세탁 500엔에 건조 300엔 정도 투입을 하면 700엔이 사라집니다. 한 달 3000엔 이상이 들어가는 무시하지 못할 비용인 것이죠.
결론

사세요. 편해집니다. 금액이 문제입니다만
대형 가전 상가에서 앱 멤버십 가입시 배송비 무료라고 해서1 홀라당 낚인 것도 있습니다만, 막상 써보니 코인란도리의 불편했던 점과 대비되어 정말로 편리하더군요.
세탁기 모델을 보급형과 중급형 중간으로만 맞춰도 꽤 괜찮습니다. 그래도 약 4만엔에 덜덜 떨긴 했습니다만, 옵션과 스펙을 중점적으로 체크하면 가성비를 최대한 본인에게 맞게 맞춰나갈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욕조 물 재사용 기능이 뭔가 일본에서 고급 기능으로 쓰이고 있습니다만, 유니배스2에 세탁기 공간이 가까운 곳이나 의미가 있고, 복도를 지나서 호스를 늘어뜨릴 것도 아니라서 과감하게 무시했습니다.
하지만 남은 시간은 궁금해서 디지털 숫자 패널은 확인하고 넣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용량이죠. 몇 kg이 적합할지 가늠을 하기 어려운데, 매일 갈아입는 양말, 속옷 정도에 셔츠 세 벌, 바지도 두 벌 정도 하면 5kg 안에 드는 것 같았습니다. 코인란도리에서 직접 돌려보았기에 양을 가늠하기가 더 쉬웠네요.
장기로 거주할 수록 세탁기가 유리하니, 주저하지 말고 돈을 써봅시다! 그 돈이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신용 시대에 말이죠.